크라프트 드림 2009 (Craft Dream 2009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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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raft Dream 2009
2009년 10월 9일(금) ~ 11월 7일(토)
기획의도
현대공예는 한편으로 전통적인 의미의 공예가 가진 정신, 형식, 세부 기법을 유지하고, 다른 한편 현대미술의 자장(磁場) 속에서 탈 장르, 혼성, 실험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. 사실 현재는 미술/공예라는 이분법적 구분조차 무의미하거나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인데, 이는 미술의 외연이 그만큼 유동적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. 동시에 기존 ‘순수미술(fine art, beaux-arts)’이라는 이름 아래서 배제됐던 분야들, 대표적으로 공예나 사진과 같은 분야들이 각자의 정체성을 재 정의하고, 형식과 내용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면서 변모해온 결과이다. 그래서 이를테면 우리는 말의 관례상 ‘현대미술’과 ‘현대공예’를 분리하기는 하고, 또 대학의 학제가 보여주듯이, 미술이라는 큰 영역 속에 공예라는 한 장르가 속해 있는 것처럼 여기기도 하지만, 실제로는 ‘예술’이라는 하나의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양상이자 실천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. 우리는 이 예술세계의 가장 중요하고 변별적인 태도로 ‘동시대성(contemporarity)에 대한 지향’을 꼽을 수 있는데, 가령 일상에 대한 주목이라든가 대중과의 소통, 삶 속에서의 구체적 기능 전환 등이 그 태도의 실체화된 측면이다. 이렇게 보면 다른 어느 때보다도 공예는, 공예 특유의 정체와 역할을 예술로 발현할 적기(適期)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. 전통적으로 공예는 미술의 어떤 장르보다도 일상의 차원에서 발생했고, 생활 속의 도구로서 사람들과 부단히 관계 맺어왔으며, 그렇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기능을 덕목으로 해왔기 때문이다.
일반화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, 우리가 <크라프트 드림 2009>에 참여하는 공예작가들의 예술에서 공통적으로 조우하는 면면 또한 동시대에 대한 예민한 지각 및 그것을 바탕으로 한 ‘공예 특정적’ 발현, 실천, 창작인 것으로 보인다. 여기서 내가 쓴 ‘공예 특정적’이라는 말은, 기존에 정의된 공예에 배타적 혹은 관습적으로 귀속되는 어떤 특수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. 그보다는, 현대미술의 장(場)에서 변화 과정에 있는 공예에 특수하게 정향된(oriented) 활동을 의미한다. 즉 ‘공예’ 자체의 전통을 메타적, 개념적으로 질문하는 작품 경향에서부터, ‘공예 외부의 것(non-craft)’으로 작업을 확장해 가는 추세, 애초 편벽된 장르 개념이나 차별적인 예술 관념 없이 작가가 자유로운 사적 창작 활동을 추구하는 흐름, 그리고 일상의 도구 혹은 대중문화 속 아트상품을 만드는 젊은 작가들의 활동을 염두에 두고 썼다.
강수미(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연구원, 미술비평), 전시서문 「크라프트 드림 2009: 열린 공예를 향한 입장과 세부들」에서 발췌
초대작가
강준영/김경환/김남수/김윤정/김정석/박성숙/박성철/백 은/안승태/윤석철/음한교/이병훈/이은미/이정미/장정숙/지영지/Sakai Naoki
전시 책임
이인범(치우금속공예관 관장)
주최.주관
치우금속공예관